그때가 유월이었던가요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그래서 풀밭에 덜렁 누웠을 뿐인데
초록이 나를 때렸죠
등짝에 찰싹, 초록 풀물이 들었죠
나는 왠지 모를 눈물이 핑 돌아
벌떡 일어나, 그 너른
풀밭을 마구 달렸죠
초록 신발이 벗겨지는 것도 몰랐죠
숨은 가쁘고 바람에 머리는 헝클어졌죠
나는 그때 거의, 사랑에 붙잡힐 뻔했죠
언덕에서 느릅나무는 이 모든 걸 보고 있었죠
초록은 꽁지 짧은 새들을 때렸죠
키 작은 제비꽃들도 때렸죠
더 짙고 아득한 곳으로 재촉하는,
한줄기 어떤 청춘의 빛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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