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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네가 오지 않는다 해도

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묵묵히 쳐다보며

마음속에 넣어둔 네 웃는 얼굴

거울처럼 한 번씩 비춰볼 수 있다

기다리는 동안 함께 있던 저무는 해를

눈속에 가득히 담아둘 수 있다

세상에 와서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것

알고 보면 다 기다림이다

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다

기다리는 동안 따뜻했던 내 마음을

​너에게 주고 싶다

내 마음 가져가 네 마음을

눈 녹듯 따뜻하게 녹여주고 싶다

삶에 지친 네 시린 손 잡아 주고 싶다

쉬고 싶을 때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기다림으로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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