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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 서둘러 댐을 쌓았다

툭하면 담을 넘는 만용으로 피해 주기 싫었다

막힌 난 수몰지구다 불기 없는 아궁이엔 물고기가 드나들고

젖은 책들은 수초가 된다 나는 그냥 오석처럼 가라앉아

네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하지만 예고 없이 태풍은 오고 소나기 내리고

흘러넘치는 미련을 이기지 못해 수문을 연다

콸콸 쏟아지는 물살에 수차가 돌고 나는 충전된다


인내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기를

꽃 피는 너의 마당이 잠기지 않기를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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