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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안에서 너는 남에게 뒷모습을 들킬까 두려워하는 달이 아니라 태양이 될 거야. 왕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지구에서 가장 용감했던 공주님으로 기록될 거야. 그걸 다 쓰고 나면 나도 아마 너를 만나러 가겠지. 달도 지구도 아닌 멀고 먼 곳으로. 나의 세계인 너를 만나러 갈 거야. 신은 엿새 동안 세상을 만들고 하루를 쉬었다지. 나는 엿새를 쉰 후에야 겨우 하나의 거짓된 세계를 만들어. 그러나 이 이야기 안에서 나는 너를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빛나는 사람으로 만들 거야. 안녕. 지워질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할게. 그리고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거야.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세계를 보여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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