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백하지 마세요

이곳에선 회심懷心도 죄가 됩니다


뒤돌아보지 마세요

용을 닮은 덩치 큰 사내가

돌 속에 귀신처럼 서 있습니다

두 귀를 막으십시오

용두암은 한 사람이 남는 감정입니다

당신 등 뒤에서

왼손과 오른손으로 붙잡던

서늘한 영혼

역병처럼 당신에게 진득하게 옮겨 앉는

용두암


바위산의 사내가

바위를 가르고

지상의 한 사람 앞에

물짐승처럼 젖은 무릎을 꿇을 때

비린 눈빛도 죄가 됩니다


고백하지 마세요

이곳에선 고백도 죄가 됩니다


'SCRAP'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은영 - 자스민  (0) 2016.04.02
전윤호 - 물귀신  (0) 2016.04.02
셰익스피어 - 로미오와 줄리엣 中  (0) 2016.04.02
강정 - 불탄 방  (0) 2016.04.02
서덕준 - 청혼  (0) 201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