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 묻은 숲에 다녀오던 날, 아무런 기색 없이 사라진 이름들 근처에서 너는 서성이고 있더구나 듣고 있더구나. 이미 죽음이었던 어젯밤부터 너는 살아 울부짖고 있더구나.
사라지기를 꿈꾼다. 너의 목덜미를 물고 어둠을 따라갔던 강이 기별 없이 돌아왔다.
고백하련다 풀어헤친 저녁이 오기 전에 꽃이 아닌 네 앞에서, 죽어야 하는 이유와 잃어버린 악보의 첫음을 알고 싶다.
너를 죽이고 싶다.
오랫동안 내 금기였던 너를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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