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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본 순간,

사라지는 거리의 소음

속도감 없이 빠져드는

아득함

백 년에 한 번 쓸린

비단에 돌산이 닿는다는

겁의 한가운데

함께였던 생생함


그런 골목이 있었지

풍경이 탈색되는

적요의 대낮

어린 내가 튀어나오던

깊은 모서리


우리는 뚫어지게 응시한다, 서로의

눈부처 속에서

나인 너를

너인 나를

오래고 짧은 찰나


그리고 다른 방향에서 다가오는

각자의 연인을 향해

등을 돌렸네

한 번의

뒤돌아봄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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